헌재 앞 지지자 '빈자리'…"윤 대통령, 예정보다 일찍 왔네" 당황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4차 변론기일인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으로 윤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윤 대통령이 예정보다 일찍 헌법재판소에 도착하면서 당황하기도 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헌법재판소 앞 왕복 4차선 도로 양쪽에 경찰 버스를 배치했다. 낙원 악기상가부터 헌법재판소 앞 도로까지 세워진 버스는 총 78대였다.
특히 오후 12시 47분쯤 윤 대통령이 파란색 법무부 호송 차를 타고 헌법재판소에 도착할 때쯤 경찰은 안국역 사거리를 통제하고 폴리스 라인을 세워 시민들의 통행을 제한했다.

경찰은 질서유지선을 설치한 뒤 안국역 2번 출입을 통제했고 "집회 참가하실 분들은 4번 출구나 5번 출구를 이용해 주시길 바란다"라고 안내했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제11조에 따라 헌재 100m 이내인 안국역 2·3번 출구에선 집회를 열 수 없다. 이에 한 시민은 "집회 결사의 자유가 있는데 이를 통제하느냐? 차라리 날 잡아가라"며 경찰과 실랑이를 벌였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오전부터 헌재 앞에서 "탄핵 기각하라", "STOP THE STEAL" 등이 적힌 팻말을 들고 탄핵 무효를 외치고 있었다. 다만 오후 2시 안국역 근처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열 예정이었던 엄마부대 등 보수단체는 윤 대통령이 탄 차가 예상보다 빨리 오면서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집회에 사용할 플라스틱 의자엔 빈자리가 눈에 띄었다. 한 집회 참석자는 "원래 오후 2시에 시작인데 이렇게 빨리 올 줄 몰랐다.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뒤늦게 소식을 접한 집회 참가자들은 오후 1시 30분쯤 대부분 모였다. 이들은 성조기와 태극기를 번갈아 흔들며 스피커로 "대통령 지키자", "우리가 뽑은 대통령이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분위기가 고조되자 일부 유튜버들은 생방송을 켰다. 이들 중 일부는 "시끄러워", "저리 안 가", "너 이리 와봐" 등 말싸움을 하며 실랑이를 벌였다. 가벼운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23일 오후 10시30분쯤 아침부터 일부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헌법 재판소 앞에 집결한 모습. 이들은 이날 오전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의 탄핵 소추 기각 결정이 내려지가 환호했다./사진=박상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