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의대 졸업 한국 유학생, 한국 의사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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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의대 졸업 한국 유학생, 한국 의사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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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의대 졸업 한국 유학생, 한국 의사 됐다

 

미국-EU 이어 한국 의사면허 취득…"국제 의료정책기구서 활동 희망"

"벼랑 끝에 몰렸다는 심정으로 치열하게 공부한 게 한국 의사 면허를 딴 비결이라면 비결입니다. 처음 먹었던 마음을 잃지 않는 게 원동력이었습니다."

헝가리 세멜바이스 의대에서 6년간 공부하고 올해 초 한국 의사면허 고시에 합격한 강민아 씨는 25일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이미 미국 의사 면허와 유럽연합(EU) 의사 자격증을 가진 한국인이지만 외국의 의과대학 출신을 인정치 않았던 대한의사협회가 지난해 일부 외국 의대 출신에게도 시험을 볼 기회를 준 덕분에 강씨는 한국 의사 면허도 땄다.

 

한국 의사가 된 강씨는 지난 2월부터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에서 인턴으로 근무하고 있다. 올해 말 전공과목을 결정해 레지던트 과정을 거친 다음 전문의가 될 계획이다.

지난 2006년 세멜바이스 의대에 한국 유학생 여섯 명이 처음 입학했으나 2012년 12월 처음으로 졸업 한 학생은 강씨를 포함, 3명에 불과했다.

 

 

 

 

 

지금은 세멜바이스 의대와 세게드 치과대학 등 헝가리 의과 대학의 한국 유학생이 300여 명에 이르지만, 강씨는 온갖 시행착오를 겪어 '한국의사'에 이르는 길을 개척한 산증인이다.

작년부터 세멜바이스 의대가 한국 관계 당국의 인증을 받은 덕분에 강씨에게 한국의사 면허 시험의 문이 열렸다. 여섯 달 남짓 준비한 끝에 실기를 포함한 예비고사와 곧바로 이어진 본시험을 통과했다. 강씨는 지난 3월 국시합격 수기 공모전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헝가리 의대에 재학 중이던 2011년에는 미국의사 면허 고시에도 합격해 뉴욕 메디칼 컬리지와 존스 홉킨스 병원 등지에서 실습 및 교환학생 과정을 거쳤고 졸업후에는 미국 텍사스의 한 병원에서 일하기도 했다.

이후 한국 연세의료원 연구센터에서 연구원으로 일했고, 대한장연구학회 학술대회에서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미국 의사 면허에다 세멜바이스 의대를 졸업하면서 딴 유럽연합(EU) 의사 면허, 이번에 한국 의사 면허까지 모두 3개를 '수집'한 셈이다.

그는 "헝가리 유학생활을 처음하는 한국인이라 국가별로 형성된 커뮤니티에 낄 수 없어 정보가 부족한 게 가장 힘들었다"면서 "과목 시험에 필수적인 기출문제집인 이른바 족보가 턱없이 부족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한계를 넘는 공부량에다가 정보도 모자라 시행착오가 많았다"면서 "몇몇 과목은 재시험을 치러 통과했지만 돌이켜보니 재시험을 봤던 과목은 가장 자신 있는 과목이 됐다"고 술회했다.

그는 헝가리 의대에서 재학생 삼분의 일이 유급하는 압박이 크다고 전하면서 "내가 선 곳은 벼랑 끝이라고 여겼고, 유급하면 그만두겠다는 각오로 치열하게 공부했다"고 말했다.

모든 게 낯선 헝가리 생활에 그는 "첫해에는 한국인 가정에서 홈스테이했고, 이후부터 같은 학교에 들어온 친척 여동생과 함께 지냈다"며 "한인교회와 한인들이 김치와 반찬을 챙겨주며 관심을 보여준 게 보이지 않는 큰 힘이 됐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그는 한편으로 이번 인터뷰를 우려했다.

그는 "헝가리에 유학하면 곧바로 한국의사가 된다고 홍보하는 한국의 유학원들이 내 인터뷰를 악용할까 걱정스럽다"며 "한 학년의 30%가 유급하는 상황을 비롯해 학업과 현지 생활을 병행하는 게 절대 쉽지 않다는 점을 유학 지망생들이 꼭 알았으면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의료 선교사가 되는 게 꿈"이라면서 "외국 주재원이던 아버지를 따라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점을 활용, 영어로 소통하며 공부하는 게 꿈을 실현하는 데 헝가리 의대가 도움될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강씨는 "일단 전문의가 돼 경험을 더 쌓은 후 세계보건기구(WHO)와 같은 국제적인 의료 정책기구에서 일하려고 한다"며 "세브란스 병원의 수련의 과정이 그 꿈을 향한 첫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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