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은 슈퍼맨이라고 했는데"... 초등생 살해 교사 신상 확산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40대 교사가 휘두른 흉기에 숨진 김하늘(8) 양의 아버지는 11일 “‘엄마, 아빠와 학교 선생님은 너희를 지켜주는 슈퍼맨 같은 사람들이야’라고 항상 얘기했는데 학교 선생이 죽였다”면서 비통함을 나타냈다.
교사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김하늘 양의 친구들이 11일 시신이 안장돼 있는 대전 서구 건양대병원병원 장례식장 빈소를 방문해 김 양 아버지의 안내를 받아 조문하고 있다
이어 “우리 하늘이는 별이 되어서 뛰어놓고 있겠지만 앞으로 저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자신이 없다”며 “하늘이는 2월 10일에 죽었고 하늘이 동생 생일이 2월 9일이다. 앞으로 동생 생일 파티는 어떻게 해주냐”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간곡히 부탁드린다. 제2의 하늘이가 나오지 않을 수 있도록 정부는 하늘이 법을 꼭 만들어 주셨으면 한다”며 “저는 앞으로 하늘이 동생을 위해서 살아갈 거다. 하늘이가 사랑하고 좋아하던 친구들을 더 아껴줄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김 양의 아버지는 끝으로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종교에 상관하지 않고 하늘이가 천국에서 뛰어놀 수 있게 10초만 기도 부탁드리겠다”라고 했다.
김 양은 전날 오후 5시 50분께 자신이 다니는 초등학교 건물 2층 시청각실에서 같은 학교 교사 A 씨에게 살해당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범행 당일 오후 학교 인근 마트에서 흉기를 미리 구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 씨가 일면식 없는 불특정 한 누군가를 대상으로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대전서부경찰서는 이날 오후 2시 브리핑을 열고 A 씨가 경찰에 “어떤 아이든 상관없다. 같이 죽을 생각이었다”며 “돌봄 교실에서 맨 마지막에 가는 아이에게 책을 준다고 시청각실에 들어오게 해 흉기를 휘둘렀다”라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11일 사건이 발생한 학교에서 인근 주민이 김하늘 양을 추모하고 있다
경찰은 A 씨가 “복직 후 3일 만에 짜증이 났다. 교감이 수업에 들어가지 못하게 했다”는 진술을 했다고 전했다.
자해로 다친 A 씨는 현재 수술을 마친 뒤 병원 중환자실에 산소마스크를 착용한 채 입원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신상공개 여부에 대해서도 검토할 예정이다.
앞서 김 양의 아버지는 A씨에 대해 “48세 여자분이고 아들은 이번에 수능을 봤다고 한다. 그리고 2학년 3반의 담임”이라고 말했다.
온라인에선 이번 사건으로 불안감이 높아진 학부모를 중심으로 A 씨의 신상공개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일부 누리꾼은 학교 이름뿐만 아니라 A 씨의 사진과 이름이라며 확인되지 않은 신상정보를 언급했고, 또 다른 누리꾼은 “애꿎은 학생들에게 피해 갈까 봐 걱정”이라고 우려했다.